교토점 오픈 파티에 다녀왔습니다!

‘롱라이프디자인’을 테마로 한 물건 판매.음식.여행을 통해 그 지역의 ‘다움’에 대해 생각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D&DEPARTMENT’,  그 열 번째 점포인 교토점이 지난 11월 29일에 오픈을 하여 그 전 날(11월 28일) 열린 리셉션 파티에 서울점도 참석을 하였습니다. 기존의 어떤 점포와도 다른 느낌의 교토점, 그 모습을 소개합니다.

역사의 도시인 교토. 옛 것을 지키는 것에 대한 사명감은 다른 어떤 도시와도 사뭇 다르리라 생각되는데요. 그러한 교토에서  롱라이프디자인을 전하는 가게를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이번 교토점은 나가오카 겐메이 교수와 그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토조형예술대학이 파트너가 되어 불광사(佛光寺) 라는 절에 그 거점을 마련했는데요. 절 안에 가게와 다이닝을 만들다니  놀라운 한편 역시 교토다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토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불광사. 고즈넉한 절 내에 작은 사당 두 개를 사용해 숍과 다이닝 공간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다이닝 공간은,  주로 가리모쿠60의 가구를 사용해 세련되고 단정한 느낌을 주는 다른 점포의 다이닝과는 달리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다다미방 구조였는데요, 일본 디앤디파트먼트에서 취급하고 있는 텐도목공(天童木工)이라는 가구의 낮은 좌식 가구가 다다미방과 잘 어우러져 아늑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메뉴 또한 교토정식과 소바, 우동, 오차즈케 등 심플하고 정갈한 일본식 메뉴 위주였습니다.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숍은 매우 컴팩트한 규모였습니다. 주로 교토 셀렉트상품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었고 숍 안에도 다다미방이 있어 NIPPON VISION GALLERY를 상설 전시하거나 책을 판매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숍 한 켠에는 교토조형예술대학의 디자인과 학생들이 운영하는 전시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도 했는데요. 첫 전시로 교토의 전통 화투(花札)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곧 리셉션파티가 시작되었습니다. 디앤디파트먼트 각 지점의 관계자를 비롯해 정말 많은 분들이 교토점의 오픈을 축하하는 자리에 와주셨습니다. 교토산 크라프트 맥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와 간단한 주먹밥, 오뎅 등 준비된 음식을 즐기며 모두들 교토점 오픈에 대한 기대로 흥분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오픈 파티의 전통이자 하이라이트인 릴레이 건배! 디앤디파트먼트에서는 새로운 지점이 오픈할 때 바로 전에 오픈한 지점의 점주가 간단한 스피치와 함께 건배 제의를 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서울점도 서울점 다음으로 오픈한 후쿠오카점의 오픈 파티 당시 건배 제의를 했었는데요. 이번 교토점은 전에 오픈한 지점이 직영점인 후쿠오카점이었기 때문에, 서울점이 또 한 번 건배 제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씩이나 릴레이 건배 자리에 선 것은 서울점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서툰 일본어로 준비한 스피치에 귀기울여 주시고 많은 호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어서 불광사의 본당에서 개최된 릴레이 토크.  본격적인 토크가 시작되기 전, 오프닝으로 불광사 스님들의 성명(声明)의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경문에 음의 고저와 마디를 넣어 외는 불교의 음악으로, 불광사파(派 )의 전통 성명을 피로한 오프닝은 매우 엄숙하고 좌중을 압도하였습니다.  오프닝이 끝난 후 나가오카 겐메이씨의 진행으로 열린 릴레이 토크쇼에는 교토점이 오픈하기까지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불광사 관계자분들과 교토조형대학의 학장 및 교수님, 그리고 교토점 오픈 프로젝트에 참가해 셀렉트 상품을 발굴하고 전시 기획 과정을 함께한 교토조형예술대학의 디자인과 학생 대표가 출연했습니다.

토크에서는 절이라는 종교적인 공간에 상업시설을 마련하기까지의 쉽지 않았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오픈은  단지 불광사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불교계의 승낙이 필요했던 일이라고 합니다. 수 차례에 걸친 만남을 거듭하면서 왜 이 가게를 절 안에서 전개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득하고 또 설득한 결과 결국 승낙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디앤디파트먼트는 단순히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내는 상업시설이 아니라 지역과 그 지역의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 지역의 ‘다움’을 지켜나가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교토의 오래된 절에 디앤디파트먼트를 만듦으로써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이 절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애초에 절이란 어떤 곳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오랜 역사를 가진 건축물과 전통 양식 안에는 분명 지금 세대가 배울 수 있는 디자인적 사고가 있을 것입니다. 교토 안에는 수없이 많은 절이 있지만 너무나 당연해서 쉽게 지나치고 관심갖지 않았던 우리 지역의 것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디앤디파트먼트 교토점을 통해 만들고 싶었던 것입니다. 또한 이 어려운 일은 교토조형예술대학이 파트너가 되어 함께 했는데요. 이 학교의 학생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 상품을 발굴하고, 공장 견학을 가고, 전시 기획까지  함께 했다고 합니다. 교토조형대학의 학장님은 본 대학이 자랑할만한 것은 다른 대학과는 달리 언제나 학생들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점이라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디자인을 판매하는 가게를 만드는 일에 자신들이 참여함으로써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을 쌓고, 지역과 그 지역의 디자인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학생 대표 역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교토점이 오픈하기까지의 경험이 얼마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아주 열정적으로 토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구도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나가는 디앤디파트먼트.  절 안에 있는 다이닝에서 창밖의 마당을 바라보다가 어린 아이에서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뛰어노는 모습에  흐뭇해진 기억이 납니다. 우리의 지역을 생각하고 지역의 것을 지켜나가는 일은 다름아닌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던 날, 교토점을 방문해 매우 값진 경험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여러분도 교토를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디앤디파트먼트 교토에서 일정을 시작해보세요!

D&DEPARTMENT SEOUL 부점장 김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