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디-스쿨(d.SCHOOL) 리뷰 – 가마솥으로 밥 짓기

지난 4월 5일 토요일, 서울점 지하 2층에서 첫 디-스쿨(d.SCHOOL) 프로그램인 ‘가마솥 밥 짓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사전 예약을 받아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의 정원은 모두 15명이었지만 현장 접수로 한 분이 더 신청하셔서 모두 16명이 참석해주셨습니다. 처음 진행되는 행사인만큼 준비한 스태프들과 참석하신 분들 모두 기대가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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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열, 유미영 공동 대표의 소개와 서울점 이은선 점장과 김송이 부점장의 인사에 이어 시작된 이날 행사는 크게 강의와 시식체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최윤호 리서치 디렉터가 진행한 강의 부분에서는 가마솥과 생산자인 삼화금속에 대한 소개, 그리고 여러 재료로 만들어진 식기의 특징과 관리 요령을 알아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가마솥에 대한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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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쇠 가마솥 역사는 삼국시대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쌀을 주식으로 삼고 온돌방과 나무를 때는 아궁이를 갖춘 한국식 주거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었지요. 1970년대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전기와 가스, 석유 등 타 연료의 사용이 권장되기 시작하자 도시에서부터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무쇠로 만들어진 가마솥은 열 전도율이 매우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열은 더디지만 한 번 달아오르면 쉽게 식지를 않아 재료 내부까지 전달되는 열의 양이 많습니다. 가마솥으로 지은 밥은 밥알이 살아있는 듯 퍼지지 않으면서도 독특한 식감을 갖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아궁이에서 오랜 시간동안 불을 때던 우리 나라의 주거 환경에 적합한 면이기도 합니다. 

가마솥은 뚜껑도 무쇠로 만들어져 매우 무겁기 때문에 오븐처럼 모든 방향에서 열기가 전달되어 재료의 익는 방향이 단방향인 일반 솥과는 달리 사방의 열기 속에서 익혀집니다. 또한 내부의 압력이 높고 수증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산자로 소개된 삼화금속은 국내에서 전통 가마솥을 생산하는 몇 안되는 회사로, 식품회사 엔지니어로 일하던 사장님이 약 20년 전부터 장인의 공장을 이어받아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높은 기술력으로 전통 가마솥 이외에도 미니 가마솥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을 진행중이기도 한데요. 값싼 고철 대신 선철의 사용량을 높이고, 보다 고온의 전기로를 사용해 납과 유해 성분을 제거하는 공정을 추가한 점은 다른 회사와는 다른 남다른 면이라고 합니다.

가마솥 외에 일본의 무수 나베도 함께 소개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국민 냄비처럼 사랑받는 제품이지만 한국에서는 알루미늄에 대한 신드롬으로 인해 오해를 갖고 계시는 분도 없지 않은데요. 자세한 설명을 통해 알루미늄이라는 재료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알루미늄이 완벽히 안전한 재질이라고 확신할 근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테인리스 스틸, 도자기, 유리, 나무 재질의 식기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알루미늄의 알츠하이머병 유발 가능성은 WHO, FDA 등에서 공인된 바 없습니다. 설사 유해하다고 보더라도 식기보다는 인스턴트 과자류, 화장품, 약품 등을 통해 이온화된 상태로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알루미늄의 양도 대단히 많습니다. 알루미늄 식기를 특별히 위험한 재료로 보아야 할까요?

스테인리스 스틸의 종류도 합금 비율에 따라 27종 혹은 18-8, 18-10 등 인체에 무해해 식기의 재료로 쓰이는 것도 있지만 유해한 종류도 많습니다. 그것 뿐인가요? 도자기의 유약에는 납이 들어갈 수도 있고 알 수 없는 유해한 안료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생산한 곳과 생산 과정을 알 수 없다면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렵지요. 유리 컵에도 예전에는 납을 쓰는 일이 흔했습니다. 나무 식기의 우레탄 코팅이나 금속제 식기의 테프론 코팅 등도 세심하게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어쩌면 완벽한 재질의 식기는 없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대신 안전하게 쓰는 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조리할 재료의 특성에 따른 올바른 재질의 식기 사용이 필요합니다. 금속 재질의 식기에 강산성의 소스와 재료를 넣은 채 그대로 보관한다던지, 도자기를 물에 적신 채 닦지 않고 그대로 건조하는 일을 반복하는 일, 소다와 같은 알칼리성 세제로 금속 제품을 너무 자주 닦는 일 따위의 잘못된 습관을 바꿔야 안전하게 오랫동안 식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강의 내용은 식기의 사용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을 한 번에 정리하려다보니 좀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참가하신 분들은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내용들이어서 유용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강의 후 이어진 순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식 체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의 셰프! 밀리미터 밀리그람의 김범석 팀장께서 다양한 음식을 모두 준비해주셨습니다. 평소 음식 만들기에 일가견이 있는 김 팀장님의 놀라운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가마솥과 무수나베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상 위에 올려졌습니다. 가마솥으로는 쌀밥과 생새우 튀김이 준비되었고, 무수나베로는 생소한 무수분 요리의 참 맛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돼지고기 수육과 야채 베이컨 롤 찜이 준비되었습니다. 간단한 반찬으로 명이나물과 함께 손으로 직접 빚은 복순도가의 생 막걸리도 참가자 여러분에게 제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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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으로 조리한 따끈한 쌀밥과 생새우 튀김의 모습입니다. 가마솥으로 튀김이라니 좀 생소한데요. 미니 가마솥의 낮은 열전도율은 튀김을 조리하기에 매우 적합한 특징인데다가 폭이 좁고 깊은 솥이어서 기름의 양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렇게 튀김을 조리하면 가마솥의 표면이 기름막으로 덮여져 저절로 유지, 관리되는 측면도 있다고 하네요. 미니 가마솥을 위한 ‘일석이조’의 추천 레시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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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전혀 넣지 않고 조리하는 방식을 무수분 조리법이라고 합니다. 삶는 방식보다 육류나 야채의 영양 성분이 거의 소실되지 않아서 권장되는 방식이지요. 이런 무수분 요리법으로 조리한 야채와 육류는 대체로 맛이 깊고 정갈한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엔 물을 넣지 않아도 되는지 궁금해하신 분들도 신기하게 완성된 무수분 돼지고기 수육의 뛰어난 맛에 많이들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준비된 음식, 막걸리를 함께 즐기면서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자연스레 만들어졌습니다. 뷰티 관련 업종에서 일하신다는 참석자 한 분은 “식기에 맞는 세제를 골라 쓰자는 점을 피부에 맞는 비누를 쓰는 것처럼 설명한 부분은 정말 공감이 가더라.”면서, “화장품에 들어있는 알루미늄 성분에 대해서도 일하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알루미늄만 해롭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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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첫 디-스쿨 프로그램 <가마솥으로 밥 짓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처음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예상보다 큰 호응과 관심을 느낄 수 있었고 디-스쿨 프로그램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지, 서울점 스태프들도 배울점이 많았던 자리였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참여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디-스쿨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보다 알차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준비할 다음 프로그램에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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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myong 댓글:

    무척 유익한 시간 이었습니다. 그리고 새우튀김과 가마솥밥 진짜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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