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되어버린 커피 드리퍼 케맥스(CHEM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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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맥스 클래식 드리퍼는 1896년 독일에서 태어난 피터 슐룸봄(Peter Schlumbohm)이 미국으로 건너온 후 발명한 수십여가지의 제품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물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베를린 대학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받았던 화학자이자 발명가였고, 본래 집중했던 분야는 화학적 방법을 통한 냉장 방식의 개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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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말, 투자자의 간섭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그는 1939년 4월 13일 필터링 도구(Filtering Device)라는 이름의 특허를 냈습니다. 1939년 말에는 케맥스 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필터링 도구의 구조를 수정해 커피 메이커의 형태를 완성하게 됩니다. 전쟁이 막바지로 흐르던 1942년, 케맥스 커피 메이커는 뉴욕 MoMA 의 간행물에 ‘쓸모있는 사물들’로 선정되어 소개되었습니다. 케맥스가 선정된 이유는 당시 부족하던 자원인 철과 알루미늄 대신 잘 안쓰던 재료인 유리만으로 만들어진 점과 유행하던 유선형(streamline) 디자인의 장식성을 탈피한 간결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이 크게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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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형태를 보면 이름처럼 화학 실험 도구를 연상케 합니다. 피터 슐룸봄은 실험실의 플라스크를 실험을 통해 여러 형태로 변형하면서 현재의 모습과 같은 에어 채널이 달린 깔대기 모양의 유리 플라스크 형태를 도출해냈습니다. 역시 화학 실험실에서 주로 쓰이는 콘 형태의 두꺼운 종이 필터를 사용해 추출의 안정성을 높혔고요. 이 필터는 그래서 아직도 케맥스드리퍼와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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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맥스가 처음 선보인 곳은 1939년 뉴욕 박람회. 2차대전기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모던 디자인의 아이콘이 된 케맥스는 뉴욕 현대 미술관(MoMA)과 코닝 유리 박물관 등에 전시되고 소장된, 디자인 분야의 걸작이라고 할 만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지요. 케맥스 커피메이커는 파이렉스 유리(Pyrex – 붕규산 유리의 일종)를 사용합니다. 지금이야 흔한 일이지만 이 파이렉스 유리는 뜨거운 액체에도 문제가 없어 케맥스가 개발된 당시에는 특별한 기술로 평가받았습니다. 또한 콘 형태의 전용 종이 필터는 100% 소나무 섬유질로 되어 있고 일반 필터보다 3배 가량 두껍고 치밀합니다. 이 케맥스 필터도 마찬가지로 슐룸봄의 발명품인데요. 추출의 속도와 양을 최대한 일정하게 조절해주기 때문에 다른 종이 필터보다는 전용 필터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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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ource깔대기 형태의 유리 표면 한 쪽에는 에어 채널(air channel)이라는 통로가 있습니다. 전용 필터를 꼽은 후 뜨거운 물로 적시면 필터 종이는 유리 표면에 밀착됩니다. 이 상태에서 커피를 통과해 내려진 뜨거운 물은 수증기를 발생시키는데요. 그로 인해 높아진 압력이 에어 채널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다른 드리퍼와는 달리 필터와 드리퍼 표면이 밀착되고 에어 채널은 매우 좁아서 배출되는 수증기의 양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커피의 향이 잘 보존되는 구조라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 커피 메이커는 특별한 방법 없이도 가장 적당한 드립 커피를 쉽게 추출할 수 있도록 고안되습니다. 때문에 전용 필터를 장착하고 알맞은 커피를 넣어주면 어떻게 물을 흘리건 맛의 차이가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파인 그라인드나 드립 그라인드보다 레귤라 그라인드가 더 좋습니다. 천일염 소금의 굵기 정도라고 합니다.)

초보자와 전문가 모두에게 사랑받아온 커피메이커 케맥스, 드립 커피가 어려워 망설이고 있다면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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