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SCHOOL ‘알기 쉬운 융드립 커피’를 마치고
지난 4월 20일, 21일 이틀동안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점에서는 총 3회에 걸쳐 아주 특별한 d SCHOOL을 개최했습니다. ‘d design travel’ 후쿠오카호에도 소개된 바 있는후쿠오카 ‘커피 비미(珈琲美美)’의 오너이자 43년 커피 경력의 모리미츠 무네오씨는 디앤디파트먼트와의 인연을 계기로 일본의 각 지점을 순회하며 d SCHOOL’알기 쉬운 융드립 커피’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시부야 히카리에, 후쿠오카점, 도쿄점에 이어 그 네 번째 무대가 바로 서울점이 되었습니다. 페이퍼드립이 널리 보급되어 있는 오늘날, 모리미츠씨는 융드립 커피의 장점을 다시 한 번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보급하기 위해 이렇게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는데요. 또한 ‘알기 쉬운 융드립 커피’는 모리미츠씨와 개최하는 지역의 융드립 커피 전문가 한 분, 총 두 분이 강사가 되어 각각의 융드립 시범과 함께 참가자들의 실습을 지도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점에서는 현재 뚝섬유원지 부근의 로스팅 커피 전문점 ‘coffee the sol’의 오너이자 한양여자대학 외식산업학과 교수 이효숙씨를 서울 지역의 강사님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틀간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이번 d SCHOOL의 모습을 소개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 접수가 진행되는 동안 한 쪽에서 모리미츠씨가 직접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를 손님들께 대접했습니다.
강사님들의 소개에 이어 모리미츠씨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커피의 역사부터 커피가 갖고 있는 성분과 그 성격에 대해 다양한 표와 그림 자료를 통해 알기 쉽고 흥미롭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나아가 융드립 커피의 역사와 융드립 커피의 장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페이퍼 드립퍼의 경우, 일회용이라는 단점도 있지만 종이가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좋은 유분까지 모두 흡수해버리기 쉽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융드립퍼의 경우 약 100번 이상 사용이 가능해 매일 사용해도 반 년동안 사용 가능한데다 종이처럼 유분을 흡수하지 않고 여과시켜 주기 때문에 커피 본연의 맛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이어서 실제로 융드립퍼를 사용해 커피를 내리는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여기서 모리미츠씨는 커피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천천히 천천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격적으로 참가자 분들의 실습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리미츠씨와 사모님이 직접 손으로 만든 융드립퍼를 사용해 커피를 내려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융드립퍼는 새 상품을 곧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사용하기 전 커피 가루 10g을 섞은 물에 넣고 약 10분간 끓여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융드립퍼와 커피를 친숙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하네요. 실습은 총 두 팀으로 나뉘어 모리미츠씨, 이효숙씨가 드립 시범을 보여주신 뒤 두 명씩 직접 커피를 내려보고 부족한 점을 옆에서 지도해주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의 실습을 지도해주시는 동안에도 모리미츠씨는 줄곧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습을 하면서 참가자 분들은 서로의 커피 맛을 비교해보기도 했는데요. 모리미츠씨의 커피 맛과 많이 다르기도 했고 서로의 맛이 각기 다 달랐지만, 모리미츠씨는 ‘달라도 괜찮다’ ‘다르기 때문에 좋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사님들께 자유롭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가자 분들 중에는 전문적으로 커피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워낙 평소 커피에 관심이 높은 분들이 많이 참석해주셨기 때문에 모리미츠씨가 사용하는 커피 기구부터 원두의 배전, 자세한 드립 방식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모리미츠씨가 각각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시는 것을 듣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모리미츠씨는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다양한 과정들을 세분화하여 이론화하거나 기술적인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을 자연스럽게 커피에게 맡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연 내내 모리미츠씨가 가장 많이 말씀하신 단어 역시 ‘천천히’와 ‘자연스럽게’였는데요. 항상 어떤 마음으로 커피를 대하고 계신지에 대한 질문에는 ‘언제나 커피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커피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하셨습니다. 그리고 손님이 한꺼번에 많이 몰릴 경우에도 언제나 그렇게 천천히 커피를 만드시는지에 대해 묻자, ‘우리 가게에 오는 손님은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옵니다. 때문에 그런 손님들은 기다릴 줄 알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연을 마치며 모리미츠씨가 남기신 말씀입니다. ‘문화적인 면에서 한국은 일본의 선생님이었습니다. 종이부터 직물, 도자기까지 모두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것이 많았고, 일본 나름의 방식으로 진화하게 되었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반대로 일본에서 진화하고 뿌리내린 융드립 커피 역시 한국에 보급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아가 한국에서 한국 나름의 방식으로 더욱 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43년동안 올곧이 커피 인생을 걸어온 모리미츠씨. 많은 말씀을 하시지 않아도 그 존재감과 무게감,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총 세 번의 워크숍을 진행하는 동안 아주 뜻깊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모리미츠씨가 말하는 ‘천천히, 천천히’는, 단지 커피를 만들 때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잊기 쉽지만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커피 한 잔이라도 정성껏 공을 들여 만드는 마음이 바로 우리 삶을 더욱 윤택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모리미츠씨와 이효숙씨께 또 한 번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d SCHOOL을 개최하기까지 너무나 큰 도움을 주신 후지로얄코리아의 윤선해 대표님, 일본 후지로얄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디앤디파트먼트 후쿠오카의 다이닝 점장 코지마씨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D&DEPARTMENT SEOUL 부점장 김송이
현장의 분위기 자알 읽었습니다. 못가봐서 아쉽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