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만년필, 아피스(APIS)
조금 늦은 2014년 첫 블로깅입니다. 한국은 이제 한 해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도 지나가고 조금은 차분해진 느낌이네요.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기분으로 앞으로 서울점의 코리아 셀렉트에 대해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 첫 주자는 바로 만년필 브랜드 국제 아피스 입니다.
APIS란 말은 ‘꿀벌’을 의미하는 단어로, 꿀벌의 봉사, 사회, 경제생활을 본받고자 하는 뜻으로 붙인 사명이라고 하는데요. 1956년에 국내 최초의 만년필 제조업체로 창업한 국제아피스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반세기 동안 그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1970~80년대에는 아피스 만년필이 한해 평균 200만개 이상 판매되는 호황기를 누렸다고 하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중국의 저가 제품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각양각색의 다양한 볼펜과 여타 필기구의 보급이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한 만년필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IMF 시기를 겪으며 회사는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기까지 했습니다.
직접 방문한 부산의 아피스 공장의 모습입니다. 오래된 건물로 부산의 지역 근대 유산이기도 한 이 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수는 이제 단 3명. 모두 50~60대의 어르신들로 30년 이상 수작업 기술을 통해 만년필을 만들어온 장인들입니다.
건물 내부에는 진기한 물건들도 참 많았습니다. 직접 개발한 펜촉 시험 기계와 현미경, 골동품같은 캐비닛 등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 같습니다.
이 공장에서 그동안 개발하고 만든 필기구는 몇 천원짜리 볼펜부터 수십 만원대의 만년필까지 그 종류도 수천 종에 이릅니다.
볼펜 하나를 만들때에도 수 십번의 과정을 거쳐 정성스럽게 완성품을 만들어 내던 곳이지만 현재는 회사의 상황이 많이 어려운 처지입니다. 더 이상의 제품 개발은 하지 못하고 보유한 부품을 조립해서 소진시키는 정도라고 하네요.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염려해 선택을 고민했지만, 남은 물량을 가지고 이 생산자를 알리고 응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점에 방문해 주시는 젊은 손님들도 아피스의 히스토리, 심플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에 놀라는 분들이 많아 아피스에 대해 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