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순례여행 ③광주 무등산 삼애다원

담양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 우리는 마지막으로 광주 무등산을 찾았습니다. 바로 얼마 전, 서울점의 코리아셀렉트 식품류에 추가된 삼애다원의 춘설차 차밭을 방문하기 위해서인데요. 삼애다원은 우리나라의 마지막 문인화가라 불리는 의재 허백련 선생이 무등산의 차밭을 가꾸어 차문화 보급을 위해 설립한 곳입니다. 허백련 선생은 화가로서 뿐만 아니라 민족사상가, 농민운동가의 면모를 보이면서 생애의 상당 기간 동안 농업 교육과 차 재배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는데요. 삼애다원은 그러한 허백련 선생의 뜻을 이어 현재 3대째 그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광주 무등산에는 허백련 선생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호남지역의 한국 화가들의 작품을 기획 전시하는 의재미술관이 자리하고 있고, 미술관 뒷자락에는 춘설차를 재배하는 야생 차밭이 있습니다. 특히 이곳 무등산은 중국, 한국을 통틀어 몇 안되는 차 재배지라고 하네요. 우리는 먼저 의재미술관을 방문해 잠시 허백련 선생의 작품을 감상한 뒤 직원 분께 안내를 받아 곧장 차밭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차밭 위로 올라가는데는 경사도 꽤 가파르고 높으니 아래에서 보는게 어떻겠냐는 직원 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가까이에서 보지 않을 수 없다! 는 모두의 일념으로 차밭 위까지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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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뜨거웠던 날, 땀을 뻘뻘 흘리며 힘겹게 올라간 차밭 위의 풍경은 흘린 땀도 아깝지 않게 해주었는데요. 삼애다원의 춘설차 차밭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야생 차밭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무농약 유기농 재배라고 부르는 차 역시 농약을 뿌리지는 않아도 비료는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삼애다원의 차밭은 농약은 물론, 일절의 비료조차 주지 않고 그저 찻잎이 자연스럽게 자라는 그대로 두고 인공적인 행위는 전혀 가하지 않는, 그야말로 야생 그대로의 것입니다. 농약이나 비료를 주는 경우 찻잎을 많이 수확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그 향이 얕아질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오염되지 않은 땅에서 자란 춘설차는 자연 그대로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춘설차의 수확 시기는 1년에 단 한 번, 4월 말부터 5월동안. 이 시기의 찻잎이 차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이 때가 지나면 찻잎의 맛은 떫어지기 쉽다고 합니다. 일년에 한 번만 수확한다면 그 양이 아무래도 한정적일텐데 공급량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여쭤보니 간혹 그런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자연이 주는 만큼만 만들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직접 따서 까다롭게 선별한 찻잎은 바로 무등산 아래에 위치한 춘설차 공장으로 옮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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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부터 수확까지 모두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진 찻잎은 마지막으로 공장에서 자동화로 데치고 덖는 과정을 거쳐 상품화가 되는데요. 이렇게 찻잎을 덖는 자동화 기계를 도입한 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당시 국내에서 차 제조 자동화 기계를 도입한 선두주자 격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워낙 대형 공장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다른 큰 규모의 공장들과 비교하면 이제 이곳의 설비는 아주 소박한 수준이라고 하네요. 방문한 때가 이미 수확, 제조 시기가 지난 터라 공장은 조용한 모습이었는데요. 설명을 들으며 춘설차가 만들어지는 광경을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지막으로 이번 산지순례여행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삼화금속부터 담양 남상보씨, 삼애다원의 춘설차 차밭까지 두 눈으로 직접 본 산지의 모습과 생산자들과 만나 깨닫고 알게 된 점들을 앞으로 어떻게 가게 안에서 손님들에게 보여주고 전해갈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올바른 물건을 만들고자 오랜 시간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점은 활동을 계속하겠습니다. 벌써부터 다음 만남이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D&DEPARTMENT SEOUL 부점장 김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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